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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는 이야기 ◇

구순(九旬)... 세월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본다

36년 4/6일생, 어느덧 구순(九旬)...
세월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본다
시인(詩人) 김달진은 
“인생(人生) 예순 줄은 해(年)로 늙고,
인생 일흔 줄은 달(月)로 늙고,
인생 여든 줄은 날(日)로 늙는다."고 했다.
늙었다고 멍하니 앉아있지 말고, 아직은 주눅들지 말고, 아는 체, 잘난 체, 참견치 말고, 넋두리, 우는 소리, 슬픈 표정 말고, 
당당하고 즐겁게 살려고 노력했다 하더라도, 그 동안 황혼의 인생 행로가 완행(緩行)처럼 지루하다 했는데, 여든 줄이 넘고
아흔 줄에 들어서고 보니 놀랍게도 특급열차(特急列車)였음을...
이 속력이라면 종착역(終着驛)이 금방인 것 같으니 지금부터는 완행열차를 갈아타고 그저 편히 앉아 풍경도 세상도 즐기면서 
함께 가는 친구들과 깔깔거리면서 옆에 앉은 할멈 손도 한 번 잡아주면서 그렇게 그렇게. 천천히 천천히 갔으면 좋겠는데.. 
이제는 문명이 좋아져 완행열차는 세상에 없다하니 흘러가는 구름도 무심하고 흘러가는 모든 것이 다 순간임을 알겠다..ㅎ
허나 기차는 이미 떠나버리고 인생은 이미 아흔 줄.. 종착역이 빤히 보이는데 이제야 철이 든들 무엇하리...^^
다만 한가지 절실한 소망은 잠자다 가든 사고 사든 가족이나 주변에 누를 끼치지 않고 평안히 삶을 마감할 수 있다면
九旬까지 별 탈 없이 살만큼 살아온 황혼의 인생여정, 이 이상 무슨 욕심이나 행복을 더 바라랴...

글 : 가족대표 (받은 글중 일부 첨삭 인용)
사진 : 나와 62년을 함께 한 86살 할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