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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는 이야기 ◇

돈이 않 새면 몸이 계속 아프대요

 

 

컨디숀도 별로고 백수 된후 건강검진이란걸

잃어버렸었기에

차제에 건강을 한번 체크해 보기로 했다.
4.5년을 않했더니 마음이 많이
불안하다..혹시나..
근데 종합병원이란게 어디 금방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가지나..
예약을 거쳐 일주일쯤 뒤로 일정이 잡혔다.
혈액검사,각종 X레이검사,각종 내시경검사
심전도,초음파검사 여러 복잡한 검사를 거쳐
결과는 일주일 뒤에야 안단다.
불안한 나날의 연속..
결과는 장에 혹이 있단다.
용종이라는 0.7센치짜리 폴립이라나,,
아주 작은것은 내시경 검사때 떼어 내지만
이놈은 별도로 입원해서 제거하는게 좋단다.
입원해서 수술을 마쳤다. 비록 내시경수술
이라지만 수술은 수술인지라 이틀을 굶고
수술까지 했으니 당연히 기운이 없다.
퇴원할 때 어느놈이 차만이라도 태워줬으면
좋겠는데,,
입원할땐 나중에 아이들에게
근사하게 보이려고 병원 얘긴 뻥긋도 않했으니
알턱이 없지,, 말한대로 두사람 지금쯤
온천장에 있는줄 알겠지,,
퇴원 전날 병원 복도에 있는 컴을 천원을 넣고
열어 이웃에 사는 작은 며느리 홈피의 방문록에
이렇게 썼다.
"여기는 **병원 **호실인데 내일 오전 10시까지
차좀 가지고 오너라"
다음날 새벽 5시에 당황스런 목소리의 전화,,
온천 가는 도중 두 노인 교통사고라도 난줄
알았단다,, 근사하게 보이려고 한짓이 영
썰렁하게 돼 버리고,,
퇴원후 큰 며느리의 전화,, 차분하면서도
잠긴 목소리로 조금은 볼멘 소리,,
"아버님 하곤 말도 않할래요,어찌 그러실수가
있어요?" "근사하게 보일려고 그랬지,,"
큰며느리가 두사람한테 퇴원기념 점심을
산단다. 이에 따른 우리 두 노인의 대화:
할망구 - 애들한테 무슨 점심을 사라고 그래요?
할베 - 퇴원축하 점심이라는데,,
할망구 - 그럼 설렁탕이나 사라고 못박아요,,
또 일식 같은거 먹을 생각 하지 말구,,
할베 - 저희들이 병원비도 부담을 못해서
그러나 본데,,
할망구 - 암튼 애들 요즘 많이 어려워요,,
나는 한참을 생각을 했다.
은퇴후 10여년을 수입없이 살아오면서
이번에 적지않은 병원비까지 부담한 불쌍한
노인신랑의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고
불혹나이의 자식한테 번듯한 점심 한끼
얻어 먹는 것이 노부부에게 그리 부담스러운
것인가,,
이것이 우리나라 모든 엄마들의 유별난
모정때문인가,,
마음이 좀 착잡하다.
늙은 신랑으로서의 조금은 억울한 심정으로
항의 아닌 항의를 해 보았다.
이에 우리 할망구 가라사데..
금년 토정비결을 보니 돈이 않 새면
몸이 계속 아프대요,, 애들 어렵게 사는데
벼룩의 간을 어떻게 먹어요,,
그런데 우리 할망구 참 답답하네요,,
우린들 샐 돈이 있어야 새는 것 아닌가요..^^

 

2005년 2월

가족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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