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재(盆裁) - 이길원 ◆
애초엔 등이 곧은 선비였다
가슴엔 푸르름을 키우고 높은 하늘로 고개를 든 선비였다
예리한 삽이 뿌리를 자르고 화분에 가두기까지
푸르름을 키우면 키울수록 가위질은 멈추질 않았다
등이라도 곧추세우려면 더욱 조여오는 철사 줄
십년을, 또 십년을... 나는 곱추가 되었다
가슴에 키우던 푸르름을 언뜻 꿈에서나 보는
등 굽은 곱추가 되었다
사람들은 멋있다 한다
글(詩) : 이길원
영상과 편집 : 가족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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